OUTERS LIFE 

거침없이 나답게


제 직업은 마케터예요. 하지만 그 외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저녁 6시 이전에는 ‘시니어 마켓’이라는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제가 만든 ‘원앤온리’라는 브랜드에서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을 해요. 또 이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여러 의미 있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무작정 뛰어드는 편인데요. 그렇게 좋아하는 일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프로N잡러’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네요. 


저는 보통 대학에 입학할 나이인 스무 살에 첫 회사에 마케터로 입사했어요. 대다수의 스무 살과 달리 대학 대신 사회에 뛰어들기로 선택한 거죠. 3번의 이직을 거쳐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는 폐지 수거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인데, 수익성만 추구하는 회사와는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요. SNS를 통해 20·30세대에게 친근하게 시니어 이야기를 전하고, ‘시니어마켓’을 런칭했어요. 폐지 줍던 손에 연필과 펜을 쥐여 드려서 그림을 그리고, 콘텐츠와 제품을 제작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거예요. 또 20·30세대의 고민을 받아 시니어들이 답변해주는 ‘시니어 상담소’라는 콘텐츠도 진행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하면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였는데, 이제는 그분들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진 청년이 많잖아요. 반대로 최근 노인 폭행 이슈가 워낙 많다 보니 시니어들도 젊은 세대를 무서워하는 현실이죠. 그렇게 두 세대가 서로에 대한 오해와 단절을 해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상담소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이전엔 “나는 선한 마케터가 돼야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선한 마케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에요. 주변의 관심과 시선이 필요한 곳을 바라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끌어내서 확성기처럼 대중에게 전달하는 선한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